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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석율] 석율이가 사고로 내성적으로


정말 잘 웃던 석율이가 정신을 잃었다 깨서 성격이 변하고 그래가 후회하는거 



무던히도 많았던 서류가 반 정도 비워졌다. 섭섭해서 연락도 받지 않던 아버지의 목소리가 계속 귓가를 어지럽히는 것도 같은 순간이었다. 


예상은 했지만. 


"다시."

와르르 쏟아지는 자신의 결과물이 바닥에 흩어짐을 보면서 이번엔 뭐가 문젠데요. 신경질적으로 되물으려 벌려졌던 입은 부질없다는 것을 되새기자 꾹 다물렸다. 부스럭부스럭 몸을 숙여 흩어진 종이들을 주워 담았다. 

"아 그리고."

"?"

"이거 영업3팀 갖다드리고 와."

묵직한 서류에 이걸 왜요? 하고 묻는 석율의 물음에 성대리의 표정은 짜증이 가득해졌고 그냥 갖다주고 오라는 말뿐이었다. 자꾸만 머리가 지끈거렸다. 엘레베이터 안에 들어가자 갑자기 트이는 숨에 석율은 그냥 잠깐 그런거려니 했다.


"오차장님."

이거,하며 건내주고 나서 이게 뭐지? 하고 묻는 차장에게 제대로 답해지 못했다. 그게, 그냥 드리라고만... 하셨는데요. 문득 석율은 정신이 없어 서류에 대한 호기심이 전혀 들지 않았던 걸 후회했다. 평소처럼 한번이라도 펼쳐볼 걸,

 오차장은 제대로 대답하지 못한 석율을 한번 쳐다보고 서류를 보며 살짝 인상을 찌푸리곤 알겠다고만 했다. 돌아가라는 무언의 표시에 석율이 무안함을 드러내며 돌아섰다. 이걸 노렸나.

 

장그래의 뒷통수가 보였다. 평소처럼 밝게 인사를 하기 힘들었다. 

그래는 석율의 평소보다 기운 없는 대답에 되려 그가 왔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석율이 지나갈 즘 슥 고개를 들었다. '그래가 먼저 고갤 들었네, 그래그래 장그래. 나 기다렸어?' 슥 웃고 석율이 지나갔다. 그래는 석율이 평소보다 기운이 없다는 걸 알고는 있었다.

순간 엇, 하며 휘청인 석율에 그래의 팔이 움찔였다. 

'한석율씨?'

'아냐, 그냥 좀-어-'

석율의 대답이 늘어졌다. 석율이 움찔, 뭔가에 맞은 듯 몸을 떨었다. 어어어, 사람들이 묘한 기류에 고개를 들었다. 



"어,"


"어어어! 저,저!"

"한석율씨!!!"


엠뷸런스 소리가 울렸다.

석율은 수수깡처럼 바닥에 쓰러졌다.


*

그래는 석율이 죽은 것처럼 보여서 당장 그의 머리부터 들어올렸었다. 


엠뷸런스가 오고, 그래는 관련이 없는 사람이라 그가 실려가는 모습만 바라봤다.



제가 들어올렸음에도 축 늘어진 팔에 그래는 발끝부터 싸해지는 기분에 일도 제대로 손대지 못했다. 


차사고를 생각했는데 더 처량하고 막장처럼 애가 스트레스가 너무 많이 쌓여서 일하다가 쓰러짐.



머 암튼 그래서 쓰러진 석율이 걱정했는데, 이틀 뒤에 무사히 다시 돌아옴. 근데 알고보니 전혀 무사한게 아닌거지. 석율이가 돌아왔다는 소식도 오차장이 알려줘서 알았어. 그래도 백기도, 영이도 걱정했는데 당연히 그래는 그 소리를 듣고 짬이 날때 16층에 올라갔어. 

올라가면서도 그 석율이 걱정시켜 미안하다던가, 아님 그 다운 말투로 '나 걱정해준거야?' 이런식의 연락도 없었음이 불안했어.

그리고 석율이 자리를 보는데 성대리도 잘못 건드리면 상치를 까봐 손 못댔는지 꽤 편안한 표정과 깨끗한 책상으로 뭔가 작성하고 있었어. 


"저, 한석율씨,"

"?"

순간이었다. 

그래는 석율의 눈빛에 엘리베이터 안에서의 불안함이 고개를 드는 것이 느껴졌다.


"어... 괜찮은 거에요?"

"네?"


석율의 묘한 표정에 그래의 명치가 싸하게 식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실례지만 제가 아는 분인가요?"


기시감은 맞았다. 



석율이가 해리성 기억상실증에 걸려(?)서 사고 전에 자기가 하던 일들은 기억하는데, 가족 외에 사람들과의 관계나 그런 것들을 기억못하면 좋겠다. 그런 부분 상실증 때문에 성격도 차분해져서 말도 잘 안하고, 잘 안웃는거. 어딘가 내성적이게 된것 같기도 하고.




그래가 다시 석율이를 돌려놓으려고 무던히 노력은 하는데 원래 성격이 감정을 표현하지 않다보니 계속 지치고, 근데 가만히 있자기엔 석율이의 치댐이 자꾸 온 생활속에 남아있어서 석율이를 돌려놓지 않으면 제가 죽어 갈것 같은 직감이 들어서  도저히 포기를 못하는거. 

석율이는 딱히 낯가리진 않지만 동기 애들한테 뭔가 무의식중에 멀어지려는거라도 있는건지 아무런 감정도 못느끼고.


그래서 그래가 아련 열매 먹은 사람처럼 석율이만 보면 애틋해지는거 보고 싶다. 

석율이에게도 우리 친한 사이였어요. 하기도 동기들 전부 입안이 껄끄러웠음. 기실이 친했긴 해지만 다 석율이의 공으로 만들어진 관계라서 우리 친하다면서 정확히 어떻게 친햇는지 설명하기가 정말 미안한거지. 당신이 저희를 반겨주고 장난도 쳐줬어요. 이러기엔 지금의 석율이는 친한게 아니라 저 혼자 쇼한걸 지켜 보고 계셨던거 아니냐고 되묻고 갈 것 같았어.


그래서 거의 그래 혼자, 물론 뒤에 동기들의 서포트를 받으며 자진해서 석율이에게 감정표현을 하기 시작함. 

먼저 오늘 날씨 좋지 않은가요? 하고 연락하기도 하고, 짬이 날 때 16층에 가서 슥,받아놨던 간식을 석율이 자리에 올려놓기도 하고. 오차장님과 친해지려 했던 노고보다 더 열심히 함. 

그래의 노력이 조금씩 빛을 발하는지, 석율이는 제 일에만 열중하다가도 문득문득 그래가 주고간 간식이나 뭔가를 발견하고 그래 생각하고 있거나 한거지. 그리고 조금씩 없어졌던 것 같은 기억들이 하나 둘 마치 영화 필름에 한 컷씩 지나가듯 기억이 났다 말았다 하는거야.


그리고 새해가 뜨는 휴일 꼭두새벽같은 아침에, 석율이가 까만 강변에서 그래한테 연락함. 

[자요?]

그래는 새벽같은 시간에 눈을 떠서 씻고 나온 참이었음. 그리고 석율의 연락에 문자를 작성하고 석율이는 자기 강변에 나와있는데 근처면 만나지 않겠냐고 묻는 말에 금방가겠다고 그래가 허겁지겁 답장하고 나갈준비함.

 그래 맘은 그와중에 냉큼 제 외모를 한번 챙겨보는 그래를 보고 여친 만나러가냐고 방에서 나오셔서 묻는데 아뇨, 이래놓고 손에는 핸드폰 쥐고 통화오니까 받으면서 후다닥 튀어나가는거 보고 '사내자식 다 길러봐야 지여친한테 잘하지 쯧..'하고 새해 꼭두새벽부터 연락오는거 보니 조만간 상견례 오겠네 하고 들어가버림.

막상 전화받은 그래는 석율이가 천천히 오라는 말이었음. 

강변 근처에 나와 앉아서 멍하니 혼자 있는 순간을 즐기던 석율이 옆에 헉헉 대며 뛰어온 그래가 호흡을 정리하고 다가온 소리에 고갤 돌려 봄. 


그러고 석율이 사실 처음에 기억을 잃었다고 했을때, 조금 당황했다고. 자기한테 다가오는 사람도 없었으니(인트라넷) 그냥 원래 이렇게 사람관계를 좁게 살았나보다 했다고 함. 그래가 아니라고 하기도 뭣하고 조금 미안한 표정으로 석율이 쳐다봄. 석율이가 조금씩 기억난다고 하는데 해가 뜨려는지 하늘이 파랗게 빛나기 시작함. 

그러고 계속 석율이의 처연한 옆모습 보면서 두근두근거리던 그래가 석율이한테 입맞추면 좋겠다. 

첨엔 석율이가 놀래서 눈을 껌뻑이다가 같이 눈감고 

해는 강가 위로 떠오르기 시작함.

 


그리고 둘다 눈 뜨고 석율이가 살풋 웃는데 너무 청순 상큼해서 그래 심쿵하면 좋겠따. 

생각보다 그래씨 참 조각같은 사람이더라. 

한번도 먼저 날 불러준 적 없어서 놀랬다? 하는데 그래는 뭐지 하고 또 심쿵. 석율이 기억이 돌아온거임. 


 그래, 안그래. 장그래?

하고 원래 알던 것보다 더 조신한데 상큼하게 말했으면 좋겟다. 행쇼했음 좋겠다. 똥차 같았지만 벤츠인 그래 보고 싶다



강인데 해가 어케뜨냐면 할말이 없다 ㅎ 

둘다 같은 바다 보러 갔다고 하기 뭐하곸ㅋㅋㅋㅋㅋㅋㅋㅋ 

그냥 관계 역전하는거 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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